hades life

물때가 허락한 순간에만 만날 수 있는 제주 비경– 용머리해안, 그 시간의 조각 위를 걷다 –

숙비 2025. 6. 16. 01:22
반응형

물때가 허락한 순간에만 만날 수 있는 제주 비경
– 용머리해안, 그 시간의 조각 위를 걷다 –

 


제주에 자주 오느냐는 질문을 받으면,
"자주 오는 편이에요"라고 답하곤 합니다.
2015년부터 시작된 이 인연은 코로나 시절에도 끊기지 않았습니다.
배를 타고라도 제주를 밟고 싶었던 마음,
그 마음 하나로 지금까지도 1년에 한 번 이상은 꼭 제주를 찾고 있어요.

제주 용머리해안


그중에서도 오늘 소개할 곳은 바로 서귀포 용머리해안입니다.
제주를 20번 넘게 다녀왔지만,
용머리해안은 단 세 번뿐이었습니다.
2016년, 2023년, 그리고 2025년.

제주 용머리해안


이유는 간단합니다.
언제든 갈 수 있는 곳이 아니기 때문이에요.
물때와 날씨, 그리고 파도.
셋 중 하나라도 맞지 않으면
탐방이 불가능한 곳이 바로 용머리해안이죠.
햇살이 좋아도 파도가 높으면 막히고,
날이 좋아도 물때가 아니면 들어갈 수 없는 곳.

제주 용머리해안


그래서 더욱 특별한 장소입니다.
그날의 조건이 모두 맞아떨어져야
비로소 길을 열어주는, 말 그대로 자연이 허락한 풍경.
탐방 전에는 꼭 

**산방산관리사무소(064-760-6321)**

에 전화해서
입장 가능 여부를 확인하시길 추천드려요.

입장료는 성인 기준 2,000원.
주차장은 비교적 넓지만
주말에는 조금 기다릴 수 있어요.

제주 용머리해안


용머리해안은 제주 본섬보다 더 오랜 시간을 품고 있습니다.
약 100만 년 전 화산활동으로 생겨난 해안지형은
시간이 쌓인 암석들로 둘러싸여 있어요.
멀리서 보면 평범하지만
가까이서 바라보면 마치 용이 머리를 내민 듯한 형상,
그 섬세한 곡선과 결은
용암과 파도가 함께 만들어낸 조각품 같아요.

제주 용머리해안


해안 산책길을 따라 걷다 보면
산방산이 프레임처럼 딱 들어오는 순간이 있습니다.
그 풍경을 마주하면
자연이 만든 최고의 그림이란 이런 거구나 싶어요.

탐방 시간은 길어야 30분 정도.
하지만 그 시간 동안엔
도시의 감각과는 전혀 다른 고요한 시간 속을 걷는 느낌이 듭니다.
햇살이 부서지는 바닷길을 따라
돌 하나, 파도 소리 하나에 마음을 두게 되죠.

산방산, 송악산, 사계해안으로 이어지는
서귀포 서쪽 여행 루트를 계획 중이라면
용머리해안은 반드시 코스에 넣으시길 추천드립니다.

제주 용머리해안


그냥 바닷가가 아니라,
시간의 결이 묻어 있는 길
그 위를 걷는 기분을
직접 느껴보시길 바랍니다.









반응형